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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정교사 구쌤의 학교이야기


고, 대검 학생들과 함께 한 수업들을 이야기합니다.

대검 1차시 - 패랭이꽃, 가시나무, 약점

구쌤, 2015-10-08 22:03:03

조회 수
118
추천 수
0
가시나무.jpg


그림출처 : http://cfs13.blog.daum.net/image/16/blog/2008/05/09/15/54/4823f53380e3e&filename=%EA%B0%80%EC%8B%9C%EB%82%98%EB%AC%B4.jpg


지난주에는 제가 사정이 있어 야학에 오지를 못했지요.


오늘에서야 우리 학생들과 1차시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
대검학생들과는 OT 때 읽지 않은 '패랭이 꽃' 시를 읽으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.


.


 < 패랭이 꽃 >


  살아갈 날들보다

  살아온 날들이 더 힘들어

  어떤 때는 자꾸만

  패랭이 꽃을 쳐다본다


 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

  타인에 대해

  또 나 자신에 대해

  나를 힘들게 한 것은

  바로 그 결심들이었다


 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

  자꾸만 눈에 밟히는

  패랭이 꽃


 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

 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게 두려워

 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 꽃..


학생들은 패랭이 꽃 시를 읽으며 '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,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.' 라고 표현해주었습니다.


특히 어떤 학생은 2연의 부분에서 욕심이 많았던 내 삶들을 생각하고, 그것에 대한 후회가 많이 밀려온다고도 이야기해주었고요.


이정숙숙 학생은 그 욕심 부분에서 '내 자존심'과 '내 자격지심'이 많이 생각났다고 고백해주었습니다.


직장생활을 하면서 씩씩하고 꿋꿋하게 잘 지내왔지만 나도 모르게


다른 이가 학력이 없다고 무시할'까봐' 더 겸손한 '척'을 해왔다는 겁니다.


스스로 선을 긋던 날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이야기해주었습ㄴ다.


패랭이꽃은 참 아름답지도, 화려하지도 않고 수수한 꽃입니다.


그렇지만 돌에서도 피어난 다고 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꽃이지요.


수많은 아름다운 꽃보다도, 자꾸 패랭이꽃이 내 눈에 밟히는 이유...아마 그 패랭이꽃에게서 자신을 발견해서겠지요.


여러분은 패랭이꽃을 읽으며 누구를 떠올리게 되는가요?


.


가시나무 - 하덕규


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

내 속에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


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

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


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

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사에 찔려 날아가고

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


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


가시나무는 사람마다 역시 이 시에서의 '당신'을 누구로 보느냐가 관점이 달라지겠지요.


이정숙 학생은 아까 시와 이번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이 많아졌는 지 자꾸 눈물이 나오셨답니다.


많이 배우지를 못했기 때문에 겸손, 참는 것, 도전을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, 나를 자꾸 잃어버리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


이 시가 많이 위로가 된다고 해주었습니다. 즉, 이정숙 학생에게 '당신'은 잃어버리고 있는 이정숙 학생 그 자체인거지요.


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.


최안자 학생은 여기서의 '당신'이 남편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했습니다.


덤덤하게 '있을 땐 잘 몰라요.' 라는 말에 저와 학생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요.


임금이 학생은 3연에서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.


아이들의 어린시절에 상처주었던 일들이 많이 떠올라서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요..


또 조영숙 학생은 그리운 사람을 담아놓고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이 떠오른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.


네, 맞습니다. 저도 가시나무 시를 읽으면 그렇게 감상을 합니다.


그리운 사람, 짝사랑 하는 사람한테 화끈하게 다가갈 법도 한데 내 속에 생각과 계산이 너무 많아 다가가지 못한다고 느끼는 적이 많거든요.


끝으로 우리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약점을 읽었습니다.


약점 - 베르톨트 브레히트


당신은 없었다

나는 하나 있었다

(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)



3행에 자신의 약점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


그 약점을 통해 우리는 그 사람의 성품과 인생을 엿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.


이정숙 학생은 '바른 소리를 잘한다' 라는 약점을 적어주었고요.

조영숙 학생은 '오지랖이 넓다' 라는 약점을 말했습니다.

김용민 학생은 '너에게 무관심했다'라는 약점을 적어주었답니다.


3행밖에 안되는 이 짧은 말로 우리는 인생을 읽을 수 있습니다.


베르톨트 브레히트는 뭐라고 적었을까요?


약점 - 베르톨트 브레히트


당신은 없었다

나는 하나 있었다

나는 당신을 사랑했다.


당신을 사랑한 것이 내 약점............


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.


학생들에게 많은 시를 소개하고 싶으면서도, 학생들과 나누는 이야기가 즐거워 오늘은 3작품을 읽었답니다.


다음주에도 더 아름다운 삶의 나눔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며.. 아픔을 공유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.

첨부
구쌤

안녕하세요..^^*

아이들과 항상 행복하고 싶은 초보교사 구쌤입니다 ..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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